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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머글 세계는 전쟁의 여파로 몰아닥친 경제 위기를 미처 수습하기도 전에, 다시금 불이 붙은 전쟁의 불씨 탓에 도무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각기 다른 전장에서 맞서고 있을 뿐 마법 세계 또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혈통의 우월함을 내세운 능력주의 사회에 대한 열망은 꾸준히, 그리고 대대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큅들의 처우 개선을 비롯한 계층간의 갈등은 오래토록 해결되지 못 한 과제였고, 이는 어느덧 거대한 종양처럼 몸을 부풀리고 말았습니다.
목격자도, 용의자도 없다.
No suspects, no witnesses?
온화한 성품과 더불어 혈통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고자 다양한 화합 정책을 펼쳤던 것으로 잘 알려진 전대 마법부 장관 벤야민 프로스트Benjamin Frost의 서거 소식은 온 마법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목격자도, 용의자도 없다는 전대 미문의 암살 사건. 순혈이 아닌 자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테러 행위를 벌이는 ‘어느 집단’의 소행이라고 다들 이야기할 뿐, 그들이 과연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자명하게 밝혀진 사실이 없습니다.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의도했던 이 사건 이후 정체불명의 집단이 점차 뚜렷한 형체와 세력을 갖추어 가는 건 시간 문제였습니다. 막으려는 노력과 시도가 무색하게, 어쩌면 막아낸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스스로를 ‘어둠의 마법사’라 칭하는 마법사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머글 세계에서는 영문 모를 재해와 그로 인한 인명 피해가 줄줄이 속출합니다.
침묵의 시대
1938
우리 중에서 화합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진실로 그 단어 앞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숨을 죽이고, 침묵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많은 위대한 마법사들의 이름과 궤적이 부조리의 명분 아래 새로 쓰이고 지워졌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침묵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거리를 보세요. 우산도, 우비도 없이 누군가의 손가락질에도 굴하지 않고 빗속에서 노래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호그와트 입학 승인 깃펜은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느끼지 않는 사람들
1941~
불행하게도, 침묵의 시대는 막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거대한 전운에 집어삼켜지고, 마침내 세계의 주인은 ‘느끼지 않는’ 사람들의 몫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우리는 우산 하나 없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지금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은 크게 둘로 나뉘곤 합니다. 종말론자이거나, 낭만주의자이거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머글 세계의 전쟁터에서 마법사의 섬광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들려옵니다.
어둠의 마법사들이 전쟁의 배후에 있다나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호그와트에서는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유산에 대한 소문이 끊이질 않습니다.
화합의 장
1944~
적국의 병사가 연주하는 소리에 눈물을 흘리며 항복을 선언했던 한 저격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은은한 불빛 아래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처럼, 전쟁이 곧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옵니다. 보세요. 빗속에서도 노래하고 춤추는 일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호그와트 또한 오랫동안 내려앉은 불안의 장막을 거두고자 곧 개최될 트라이위저드 경기에 온 신경을 쏟습니다.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은 채로 오랜 기간 문을 닫고 있던 ‘화합의 장’이 다시금 올해, 호그와트에서 열리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시대
1954~
전쟁의 끝은 곧 또다른 전쟁의 시작을, 침묵의 끝은 또다른 침묵의 시작을 알립니다. 한 번 망가진 것에 이름을붙이 는것은 쉽지않 습니 다.
어 딘가잘못되었다는생각마저착각이라는생각이들기도합니다. 우리는과연어디서부터잘못된것일까요.우리가잘못된것이맞기는한가요?
하늘이 비명을 지릅니다. 빗소리의 흐느낌은 더욱 거세집니다. 24대 마법정부 장관인 아치볼드 케일럽 하지의 대대적인 '청소'의 결실. 침묵을 명분으로 시작되었된 그들의 만행은 쌓이고 쌓여 고결한 핏줄을 타고나지 못한 자들의 숨통을 견고하게 옥죕니다. 팽팽히 당겨진 긴장의 끈. 군중 속에서 숨을 죽인 채 서 있는 이름도,
목소리도 잃은 자들. 마침내 쏘아 올려지는 붉은색의 신호탄이 이 시대의 끝과 또 다른 시작을 알립니다.
기록말살형
1960~
정말로 끝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정녕 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주변을 감싼 모든 것이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이제는 스스로 끝을 고해야 할 때가 다가옵니다. ‘기록말살형’.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는 자그마한 상실이나 아픔조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에서 비롯된 발안입니다. 그렇게 패자의 이름과 과거의 행적들은 모두 지워집니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가 되고, 다시 세상에 발걸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름에 따른 새로운 인사법을 익혀야만 합니다. 승자는 잠시나마 승리라는 이름의 무언가를 음미하기로 했습니다만... 누군가는 이 만들어진 작위적인 행복을 불행이라 말합니다.